'고효율 가전' 대세…히트펌프 기술 쏟아졌다

입력 2024-02-28 18:15   수정 2024-03-07 16:23


“전기요금에 둔감하던 미국 소비자들도 에너지 효율을 따지기 시작했어요. ‘얼마나 전기를 덜 먹느냐’는 이제 가전제품을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한 체크 포인트 중 하나가 됐습니다.”

27일(현지시간) 북미 최대 주방·욕실 전시회 ‘KBIS 2024’에서 만난 한 미국 건설업체 임원은 이렇게 말했다. 그는 “에너지 가격이 꾸준히 오르는 데다 환경을 생각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고효율 가전을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며 “건설업체들이 주택단지를 지으면서 빌트인 가전을 넣을 때 에너지 효율을 많이 따진다”고 했다.

이런 미국 소비자들의 구매 트렌드는 올해 KBIS에 나온 가전제품에 그대로 반영됐다. 인공지능(AI)으로 제어하는 ‘스마트홈 서비스’는 올해도 KBIS에서 가장 주목받은 주제다. 최적의 에너지 효율 방법을 알려주거나 냉장고 혹은 오븐 속 식자재의 상태를 감지하는 등 다양한 활용법이 소개됐다.
○히트펌프 기술 대거 선보여
이날 제너럴일렉트릭(GE) 전시장의 주인공은 히트펌프를 활용한 세탁건조기 ‘GE 프로파일 울트라패스트 콤보’였다. “기존 히터 방식 건조기보다 에너지효율이 50% 높다. 크기가 작아 콘도(미국 아파트)에 들여놓기 적당하다”는 ‘GE맨’의 제품 설명에 수많은 관람객이 귀를 쫑긋 세웠다. 히트 펌프는 냉매를 순환시켜 발생한 열로 빨래의 수분만 빨아들이는 저온 제습 방식이라 건조도 잘되고, 옷감도 잘 안 상한다. 뜨거운 열로 옷을 말리는 기존 히터 방식은 옷감이 많이 상하는 데다 전기 사용량도 엄청나 소비자들로부터 외면받았다.

LG전자는 GE보다 앞서 히트펌프 기술을 활용한 세탁건조기 ‘워시콤보’를 내놨다. 이 제품은 에너지의 70% 이상을 바깥 공기에서 얻는 덕분에 전기 소모량이 기존 히터 방식의 30%도 안 된다.

월풀의 ‘승부 제품’은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단열기술 ‘슬림테크’를 적용한 냉장고였다. 이 단열재를 쓰면 두툼한 폴리우레탄 폼 단열재를 넣을 필요가 없어져 냉장고 벽 두께를 최대 66%까지 줄일 수 있다. 덕분에 이 냉장고는 기존 제품보다 내부 용량이 25% 크다. 월풀 관계자는 “내부 공간을 키웠을 뿐 아니라 냉각 성능도 기존 제품보다 30% 정도 좋다”고 했다.
○AI 스마트홈 경쟁도 치열
AI로 구동하는 스마트홈 서비스는 거의 모든 가전업체가 선보였다. 삼성전자의 세탁건조기 ‘비스포크 AI 콤보’에는 삼성의 스마트홈 플랫폼인 ‘스마트 싱스’를 통해 전력 소비를 30%(건조)에서 60%(세탁)까지 줄여주는 ‘AI 절약 모드’ 기능이 탑재됐다. GE도 ‘스마트 HQ’란 이름의 스마트홈 플랫폼을 소개했다. 생성 AI를 활용해 냉장고에 있는 재료로 만들 수 있는 레시피를 알려주는 서비스다.

LG전자는 AI 에이전트 ‘Q9’을 전면에 내세웠다. 두 바퀴가 달린 작은 로봇 형태로, 일종의 ‘움직이는 스마트홈 허브’다. 세탁 종료 시각을 알려주거나 집을 알아서 청소해준다. 아직 출시되지는 않았다. LG전자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스마트홈 AI 에이전트가 고객과 더욱 원활하게 소통하도록 진화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라스베이거스=박신영 특파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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